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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철학자 '밀레투스의 탈레스(기원전 624~546년경)'philosophy/the ancient world 2022. 5. 13. 11:43반응형
'밀레투스'는 과거 소아시아(Asia Minor) 이오니아(Ionia) 지방의 상업적 중심지로 오늘날 터키 영토에 해당하는 서남아시아의 반도(半島)를 말한다. 이곳이 '밀레투스 학파(Milesian School)'의 창시자이자 '최초의 철학자', '최초의 수학자', '고대 그리스 7대 현인'으로 불리는 '탈레스(Thales of Miletus)가 탄생한 곳이다.
탈레스의 삶에 관해서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 다만 탈레스의 아버지 이름은 ‘엑사뮈에스’이고 어머니의 이름은 ‘클레오불리네’라는 것, 그의 선조들이 포이니케(고대 그리스 이피로스에 있었던 도시, 카오니아의 수도) 출신이라는 것, 그중에서도 최고의 명문 집안이었다는 것 등이 전해질 뿐이다.나머지는 모두 ‘카더라 통신’들 뿐이다.
그런 ‘통신’에 따르면 탈레스는 기하학과 천문학에 정통했다고 하며, 철학자이면서도 동시에 정치가로서도 활발히 활동했다고 한다. 또한 여행을 좋아했다고도 알려져 있다. 지중해 동부지역을 두루 돌아다녔고, 이집트를 여행하면서 수학과 천문학을 알게 되었으며, 연역 추론의 기초가 되었던 실용적인 기하학을 배웠다고 한다.
그렇게 쌓아 올린 과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탈레스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의인화된 신'의 조화라는 기존의 종교적이고 신학적인 태도를 거부할 수 있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종교에 대한 기존 문명인들의 의존에서 벗어나 이성과 관찰을 통해 사물을 해명하려고 노력했고, 이미 밝혀졌거나 밝혀질 수 있는 '현상'의 '본질'에 대한 탐구를 시도하게 되었다.
그는 직접 관찰을 통해 특정한 날씨 조건이 풍작을 유발한다고 '추정'한 뒤 그를 통해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바로 올리브의 생산량이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는 규칙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를 통해 돈을 벌어들였던 것이다. 그 일화를 소개하면 이렇다.
어느 날, 탈레스의 친구가 "세상은 정말 너무 불공평하지 않니? 돈 있는 사람들만 잘 살잖아. 돈 없는 사람들은 못 살고 말이야. 정말 더러운 세상이라니까."라고 불평을 늘어놓았다. 그러자 탈레스는 "사실 돈을 잘 벌 수 있는 방법들은 세상에 널려 있는데 뭐. 머리를 좀 써보지 그래."라고 되받아쳤다. 그러자 그 친구는 "잘난 친구! 쉽게 말하는군!”하고 입을 비죽거리면서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내가 여행을 다녀올 때까지 네가 직접 돈을 많이 벌어 봐. 그럼 믿어줄 테니까!"라고 통박을 준 뒤 여로에 올랐다.
농담처럼 오간 대화였지만 그 말을 듣고 탈레스는 진짜로 돈 버는 일에 몰두하게 되었다. 친구가 여행에서 돌아와 보니 정말로 탈레스는 친구가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의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었다. 의아해하는 친구에게 탈레스는 웃으며 자초지종을 설명해 주었다.
친구가 여행을 떠난 뒤 탈레스가 한 일은 올리브 압착기를 사들이는 일이었다. 마침 올리브의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던 무렵이라 사람들은 마당만 차지하는 기름 압축기를 기꺼이 탈레스에게 팔았다. “왜 올리브 압축기를 사들인 건가?” 친구의 물음에 탈레스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건 곧 올리브가 풍작이 되리란 걸 예측했기 때문이지.” 친구는 여전히 의아한 얼굴로 어떻게 그것을 예측했느냐고 물어보았다. 자신이 여행을 떠날 때만 하더라도 올리브의 생산량이 급격히 떨어져 있었다는 사실을 그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신에게 기도했나?” 그러나 탈레스는 뜻밖의 대답을 내놓았다. 신에게 의존하지 않고 직접 관찰을 통해 그것을 알아냈다고 한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그는 오랜 관찰을 통해 올리브가 일조량이 많고, 습도가 낮을 때와 같은 어떤 특정한 날씨 조건에서 잘 자라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나는 그렇게 해서 올해 올리브 수확량이 많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네.” 그 사실을 알고 있던 탈레스는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기름 압축기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탈레스는 헐값으로 마을의 거의 모든 압축기를 소유할 수 있게 되었고, 그런 뒤 정말 예측대로 올리브가 풍작이 되었다. 당황한 사람들이 탈레스를 찾아왔다. 탈레스는 기름 압축기를 사람들한테 빌려주었다. 그리고 그를 통해 큰돈을 벌어들일 수 있게 되었다. 탈레스의 얘기를 다 듣고 난 탈레스의 친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정말 대단하군, 자네…”
그러나 이러한 일화에도 불구하고 탈레스는 전 생애를 걸쳐 매우 가난하게 살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들이 그의 가난을 두고 철학은 아무 쓸모없다는 듯이 비난하곤 하지만, 철학자들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쉽게 부자가 될 수 있다. 그것은 단지 그들의 진지한 관심사가 아닐 뿐이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 탈레스는 직접 돈벌이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탈레스는 역시나 ‘관찰’을 통해 기원전 585년경 태양의 개기일식을 예측하기도 했다고 알려져 있다. 또, 물속에서 잔물결이나 떨림 현상을 일으키는 무언가로 인해 사람들이 지진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고, ‘임의의 원은 지름에 의해서 이등분된다’, ‘두 직선이 만나면 마주 보는 두 각은 같은 각을 이룬다’, ‘반원에 대한 원주각은 항상 직각이다’, ‘삼각형의 한 변과 양 끝의 각이 다른 삼각형의 그것과 같으면 두 삼각형은 합동이다(흔히, ASA 합동 정리라고 말한다)’, ‘이등변 삼각형의 두 밑각은 서로 같다’ 등 기하학의 다섯 가지 정리를 발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모두 초자연적인 현상 즉, 신의 조화에 의해 일어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과는 완전히 다른 태도를 견지하고 있었던 그와 그의 학도들이 ‘우주의 근본 물질’ 즉, ‘우주의 모든 것이 궁극적으로 단 하나의 물질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일원론’을 제시한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그와 그 학도들의 추론에 따르면, 우주의 근본 물질(아르케(arche))은 생명의 본질이며, 또한 움직여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 외의 모든 것으로 변화하여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들이 찾아낸 우주의 근본 물질 즉, 만물의 근원이 되는 물질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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