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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는 인간의 사고를 가늠하는 잣대’(피타고라스, 기원전 570~495년경)philosophy/the ancient world 2022. 5. 18. 11:41반응형
‘수는 인간의 사고를 가늠하는 잣대’(피타고라스, 기원전 570~495년경)
피타고라스의 삶에 관해서 역시 정확히 알려진 사실이 많지 않다. 그리스의 철학자 포르피리오스(Porphyry)가 [피타고라스의 생애 Vita Pythagorae]라는 자신의 저서에서 “피타고라스가 그의 동료들에게 전한 말이 무엇이었는지 확실히 아는 사람은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유별나게 침묵을 지켰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하며 그의 생애를 조명하는 일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타고라스를 연구한 현대 학자들은 피타고라스가 보석 세공사 므네사르코스의 아들이며, 오늘날의 터키 해안으로 알려져 있는 사모스섬에서 태어났을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아버지 므네사르코스는 사모스에 기근이 심했을 때 장사하러 왔다가 정착해 시민이 되었고, 거기서 아들 피타고라스를 낳았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피타고라스는 그곳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을 것으로 추측된다. 사모스섬은 밀레투스에서 가까운 곳이다. 때문에 (그것이 정말 사실이라면) 피타고라스는 분명 밀레투스 철학자(참조: https://sikguy.tistory.com/2)에 대해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그들의 아카데미에서 수학했을 가능성도 있다.
어쨌든 그곳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피타고사스는 나중에 튀레로 가 점성술에 능했던 칼다이오스(점성술에 능한 페르시아 사제들)와 함께 생활했다고 전해진다. 거기서 그들의 이론을 받아들인 피타고라스는 이오니아로 돌아가서 레스보스섬의 페레퀴데스 밑에서 공부했다고 한다.
페레퀴데스가 죽은 후 피타고라스는 사모스섬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헤르모다마스의 제자가 되었다고 한다.
그 뒤 무슨 이유 때문이었는지 피타고라스는 다시 고국을 등지고 여행을 떠났다. 그 과정에서 피타고라스는 그리스뿐만 아니라 이민족의 비밀스러운 가르침에도 입문했다고 한다. 게다가 피타고라스는 밀레투스학파의 창시자인 탈레스(참조: https://sikguy.tistory.com/2)처럼 이집트를 여행하면서 기하학의 기초를 배웠다고 알려져 있다. 아마도 이런 배경 속에서 그가 과학적이고 수학적인 방법으로 철학적인 사고에 접근하는 것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현대 학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그가 철학자이면서도 종교 교리를 가르쳤고, 위대한 수학자나 신비주의자, 과학자로서뿐만 아니라 자신을 거의 교주로까지 추대했다는 사실이다. 매우 신앙이 깊으면서도 미신을 믿었고, 환생과 영혼의 전생을 믿었으며, 자신을 거의 구세주나 다름없는 존재로 내세웠다는 것이다. (이 역시 앞에서 살펴본 그의 생애와 분명 관련이 있을 것이다)
피타고라스는 실제로 남부 이탈리아의 크로톤이라는 곳에 광신적인 종교집단을 세웠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의 신봉자들은 그곳에서 그의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이론을 공부했다고 한다. 그들은 엄격한 행동과 식이요법을 따랐으며, 집단 공동체 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얼마나 피타고라스를 신봉했던지 자신들 집단의 다른 사람들이 ‘새로운 발견’을 했더라도 그 발견의 일부는 피타고라스 덕분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그의 사상을 신비적인 계시라고 여겼다고 한다.
그의 아내와 딸들을 비롯해 그의 제자들에 의해 기록된 내용에 따르면 피타고라스는 세상의 신비적인 측면과 과학적인 측면을 동시에 추구했던 것으로 보인다. 얼핏 공존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그 두 가지 신념이 그에게는 전혀 모순적으로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에게 삶의 목적은 일련의 엄격한 행동규칙을 지키면서 얻을 수 있거나(‘어디에서 나는 길을 벗어났는가? 나는 무슨 짓을 한 것인가? 또 내가 반드시 해야만 할 일을 나는 완수하지 못했는가?’ 그는 제자들에게 그런 말로 훈계를 했다고 한다) 우리가 객관적인 과학적 사고라 부르는 사색에 의해 얻을 수 있는 환생의 순환에서 오는 자유였다고 한다. 기하학과 수학에서 그는 그 진리를 얻었다.(만물의 원리는 하나(monas,단위)이다. 그리고 하나에서 한정되지 않은 둘이 생긴다. 그 둘은 마치 질료인 것으로서, 원인이 되는 하나의 바탕에 있게 된다. 그리고 하나와 한정되지 않은 둘에서 수들이 생긴다. 또 수들에서는 점들이 생긴다. 점들에서는 선들이, 선들에서는 평면들이 생긴다. 평면들에서는 입체들이 생긴다. 이것들에서는 감각이 되는 물체들이 생긴다. 그리고 감각이 되는 물체들의 원소들은 넷으로 불, 물, 흙, 공기 등이다. 이 원소들은 서로 변화해서 완전히 바뀌며, 이것들로부터 영혼이 있고 지성을 가진 구형이고 중심이 되는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우주가 생겨나며, 지구 자체는 구형이며 두루두루 사람이 살고 있다)
그는 수학적 증거들을 신의 계시라고 생각했다. 그는 ‘만물’이 수학적 규칙과 비율을 따른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우리들이 수와 수학적 관계를 이해한다면 우주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그것은 즉, 수학이 철학적 사고의 핵심 모형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수는 사물의 형상을 가늠하는 잣대이며, 인간의 사고를 가늠하는 잣대라는 것이다.
피타고라스의 정리(직각 삼각형의 빗변의 제곱은 두 직각변의 제곱의 합과 같다)로 유명한 피타고라스. 그는 ‘콩’을 멀리하라고 그들의 신도들에게 가르쳤다고 하는데 결국 그 자신이 콩과 관련된 기이한 죽음을 맞았다고 전해진다. 그가 어느 날, 어떤 적에게 쫓기다가 콩밭을 가로지르게 되었는데 갑자기 밭 한 가운데에서 쓰러져 사망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다른 버전으로도 전해진다. 피타고라스가 적에게 쫓긴 것은 맞는데 콩밭을 가로지르다 사망한 것이 아니라 콩을 금기시한 이유로 콩밭에 들어갈 수 없어 그 자리에서 잡혀서 죽었다는 것이다.
2022.05.13 - [philosophy/the ancient world] - 최초의 철학자 '밀레투스의 탈레스(기원전 624~546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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